▲ 2009 한국리그, 한게임팀(감독 차민수 5단)

재능은 꽃 피울 수 있을때 피워야 한다

멋진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은 언제나 주변을 즐겁게 만든다. 어릴적 보았던 만화영화 '보물섬'의 '실버선장'을 연상시키는, 그런 이야기는 듣는 사람을 빨아 들이는 재미가 있다. 듣는 사람의 모험심도 자극한다.

프로기사 차민수 4단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드라마, 소설, 신문연재, 숱한 인터뷰등을 통해 숱하게 소개되었지만, 차민수 4단은 여전히 '사람을 빨아들이는 매력'을 블랙홀처럼 발산하고 있었다.

'사이버오로와 월간바둑'은 2009 한국바둑리그의 7개팀을 맡은 '감독님'들의 이야기를 인터뷰하기로 기획했다. 매력이 많으신 분은 많은대로, 이야기할 것이 없는 분은 없는 분대로, 감독님들의 이야기를 때에따라 '길게 혹은 짧게' 옮길 것이다. 그 인터뷰 시리즈의 '1번'은 수십번 인터뷰를 해도, 끊이지 않고 새로운 매력을 발산할 것 같은 한게임의 '차민수 감독'이다.


프로기사 차민수 4단, 그의 직업이라고 부를 수 있는 호칭은 너무나 많다. "교수, 화가, 프로기사, 카지노산업연구소장, 한국리그감독, 쿵후사범"까지 쓸 수 있는 것만 한손가락은 가뿐히 넘어가는데, 여기서의 모든 질문 사항에서는 '(한국바둑리그) 감독님'으로 통일해서 표기한다. 6월 18일, 여의도 한국카지노산업연구소에서 차민수 감독을 인터뷰했다. 

승부사 - 승부호흡
포커와 바둑, 그중에서도 특히 포커분야에서 차민수 감독은 승부사(겜블러)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그가 가진 승부호흡과 승부경험, 그런 느낌을 먼저 들어 봤다.

- 올해 지지옥션배 인터뷰에서 하룻밤에 딴 가장 큰 돈의 액수를 묻자 "100만불"이라 그러셨다. 그렇다면 하룻밤에 나간 최고액도 궁금하다.
"정확하게는 97만불이었던 것 같다. 그런 경우는 5~10년에 한번 꼴이다. 마찬가지로 하룻밤은 아니고 이틀에 걸쳐 50만불을 잃은 적이 최대치 같다. 보통 많이 따거나 잃으면 10~15만불인데 5년내 한번이라도 경험할까 말까 한 악재들이 하룻밤안에 계속 발생한다. 하하 그럴땐 별 수 없다."

◀ 차민수 4단의 저서, 차4단이 판권을 사들여 더이상 판매되지 않는다. 

- 바둑고수는 포커를 잘할수 있을까? 예전에 행사 후 저녁시간에 차 감독님이 조훈현, 이창호 같은 바둑 고수들은 포커를 잘 하기 힘들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아직 '조.서.유.이'의 사천왕 시절이었고, 서봉수 9단대신 최명훈 9단이 끼어들었던 때다.
"다들 어느 정도 이상 잘 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은 힘들다. 그건 프로 포커세계와 프로 바둑세계가 성질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프로기사의 공식승부는 지더라도 돈(대국료,상금)이 들어오고 그렇지 않더라도 내돈이 나가지는 않는다. 따라서 지금 졌더라도 다음 기회에서 이기면 된다. 포커의 세계에서 패자는 자기돈이 나간다. 지는 사람은 프로로서의 생명이 자동으로 사라진다. 바둑과 달리 훨씬 살벌하다. 지는 사람은 어느 순간 안보이니까 은퇴개념도 없다. 승부호흡의 격렬함과 짜릿함으로만 치면 포커가 훨씬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두 세계의 승부호흡이 달라서 그렇다.

-바둑과 포커는 비슷하기도 하고 다른 점도 많은 것 같다? 
"바둑과 포커의 수읽기 심도가 비슷하다. 바둑의 수가 더 깊거나, 포커의 수읽기기 더 깊거나 하는 비교는 적절치는 않다. 다만 바둑에선 접바둑이란 훌륭한 제도도 있어 하수와 고수가 치수를 깔고 보다 정당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포커는 그게 없다. 18급 하수와 프로 9단이 호선으로 바둑을 두는게 포커다. 바둑의 하수는 접바둑을 둘 기회가 있지만, 포커에서의 하수는 잔인하게 학살당한다." 

더보기 http://cyberoro.com/news/news_view.oro?div_no=22&num=512715&pageNo=4&cmt_n=0

최병준  2009-06-23

by orobadukad 2014. 1. 2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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