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배우 3인이 말하는 바둑영화 <스톤>

정용진  2014-06-12  



개봉을 앞두고 VIP시사회가 있던 날(6월5일) 주연배우 세명을 함께 만났다. 우리나라 최초의 바둑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생각하는 바둑은 어떤 모습일까. 바둑영화를 찍은 감회는 어떠할까.

- 안녕하세요. 개봉에 즈음해 정신없이 바쁘시죠? 바둑영화이고 사이버오로가 바둑인터넷사이트이니만큼 바둑에 입문한 동기, 기력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네요.

(조직보스 남해 역, 김뢰하) “앗, 오로에서 오셨다니 더 반갑군요. 오로에 제 아이디가 아직 있지 않나 싶어요. 한창 둘 때 7~8급까지 올라갔었는데...그것 땜에 피해 많이 봤어요. 연극연습도 소홀히 하고...하하.”

(남해의 오른팔 인걸 역, 박원상) “그때가 대학로에 당구보다 사람이 모이면 바둑을 더 두던 시절이었죠. 분장실에 바둑판이 있고...인터넷바둑 하면 오로바둑을 으뜸으로 취급했어요. 전 18급으로 시작해서 한창때 14급까지 가다가 (자꾸 지니까) 에이씨 안돼...하고는 중단해버렸죠. 우리 어릴 때는 또래에 바둑을 두는 애들이 없어서 아버지와 형이 대국하는 어깨너머로 배웠는데 그 이상은 못 갔네요. 그래도 단수가 뭔지 룰 정도는 아는 ‘군대 3급’(인걸은 극중에서 군대3급을 자처한다) 정도 수준은 갖췄다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민수 역, 조동인) “보도를 통해 접하셨겠지만 제 아버지가 조세래 감독님이십니다. 바둑마니아셨죠. 아버지께선 아들과 바둑을 무척 두고 싶어 하셨어요. 먼저 형님에게 가르쳤는데 기재가 없다며 포기했고 둘째인 제가 곧잘 두니까 붙들고 가르치셨죠. 9점 깔고 한번 이기면 천원을 주셨어요. 그 욕심에...그래도 중학교 때 한번 이겼습니다. 오로바둑 많이 두는데요, 2~3급 됩니다.”

조감독이 30년전 <명인> 제작자를 찾지 못해 직접 독립영화사를 설립한 바 있는데 그때 영화사명이 ‘동인필름’이었다. 지금 보니 아버지에 이어 영화계에 뛰어든 둘째아들 이름(조동인)에서 따온 사명이었다.


▲ 연구생에서 퇴출된 후 인생갈피를 못잡고 방황하는 주인공 민수 역을 연기한 신인배우 조동인. 조세래 감독의 차남이란 게 밝혀지면서 더 눈길을 끌었다.


- 요즘은 영화 한 편에 웬만한 중소기업 규모 정도 되는 제작비가 투입됩니다. 이에 비하면 제작비 5억원에 불과한 <스톤>은 저예산 영화인데요, 출연료도 그렇고요 바둑영화다 보니 바둑을 이해하는 배우를 캐스팅했을 텐데, 이런 걸 헤아리면 감독과 특별한 인연이 있었던 듯합니다.

(김뢰하) “이 동네가 서로 인연이 얼기설기 엮어 있는 동네라 모르고 지낼 수 없는 곳이죠. 배역 제의를 받고 사무실로 하겠다고 말씀드리려 찾아갔는데 느닷없이 돌 한번 놔보라고 하시는 거예요. 내가 연기생활하면서 다른 오디션은 많이 봤는데 돌 놓는 오디션은 처음이었지요.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돌을 놓는데 허참, 그렇게 긴장되더라고요. 돌 놓는 폼을 보더니 ‘어, 됐네.’ 이러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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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직보스 남해 역을 열연한 중견배우 김뢰하. 인생회한에 젖어있던 중 민수에게 바둑을 배우면서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갈등에 휩싸인다.


공정하게 살아라, 왜 반칙을 일삼느냐

- 조세래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서 말하고자 한 메시지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김뢰하) “감독님이 이 영화에서 가장 전달하고픈 메시지는 제 생각엔 이런 거 같아요. 사회에 대한 감독님의 신념 같은 거랄까. 공정하게 살아라, 왜 반칙을 하냐. 이 사회에 반칙, 공정하지 않은 게 너무 횡행하고 당연시되는 거에 대한 목소리를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극중 조직 보스 같은 사람은 반칙으로만 살아왔고 반대로 바둑으로만 살아온 민수 같은 사람은 공정한 걸 인생으로 알고 살아왔는데, 왜 안 되는가? 이 사회에서는 왜 한수씩 공정하게 안 두는가? 하는 외침이 있는 거 같습니다.” 

(박원상) “스톤이란 영화 안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아마 객석에서 한 분 한 분마다 자기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텐데, 이 영화에는 용기에 대한 메시지도 숨겨져 있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 들더군요. 조폭 남해가 살아온 날에 대해 회의하면서 새로운 선택을 놓고 갈등하는데 이때 필요한 게 용기지요. 진정한 용기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입니다.

더보기 http://www.cyberoro.com/news/news_view.oro?div_no=22&num=519254

by orobadukad 2014. 6. 1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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