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안동 군자고와(君子古窩) 군자방에서 만난 조한승 9단


스포츠토토, 이창호 9단도 부정적 입장


"나의 이익만 따진다면 토토경기에 참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내 주장의 핵심은 앞으로 토토를 감당해야하고 피해를 받을지 모르는 어린기사들에게 어떤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 조한승 9단의 인터뷰 中

사이버오로 오로광장에서는 '바둑스포츠토토'가 연일 화제다. 조한승 9단이 실명으로 자신이 느낀 토토진행상황을 밝히며 반대쪽 의견을 개진했기 때문이다. 마침 국수전 도전기로 안동으로 함께 내려온 조한승 9단을 만나 직접 토토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보았다.

오로광장에 실명으로 글을 올린 이유가 있다면?

"한국일보 박영철 기자님이 쓰신 '바둑, 스포츠토토 초읽기'라는 기사를 사이버오로에서 읽었다. 그 기사에는 반대 30%가 뜻밖이라고 나오는데 내 입장에서는 찬성 70%가 의외였다. 

토토가 이미 기사총회를 통과했지만 아직 좀 더 논의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기사들이 공감대를 만들 수 있는 토론과정등이 생략되었고 너무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기에 글을 올리게 되었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조한승 9단이 주장하고 싶은 바는 무엇인가?

"바둑토토에 대해 다들 찬성하고 시행을 원한다면 나도 따라야 할 것이다.하지만 한국기원의 입장만으로 이렇게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찬성하지 않는다. 그리고 바둑토토에 대한 실질적인 매출이나 시장성에 대한 조사가 있었는지도 묻고 싶다. 

기원측은 바둑이 '위기'이기 때문에 토토를 해야한다고 주장하지만 '위기'라면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또 '부작용이 있다면 보완책을 마련하고 정 아니다 싶으면 다시 돌아오면 된다'고 이야기 하지만 만약 실패했을 때 뒷감당을 어떻게 하고 누가 책임지겠다는 것인가?

만약 바둑토토로 인해 뭔가 문제가 발생한다면 토토이전으로 돌아가기는 불가능하다. 축구와 바둑은 체급이 다르다. 

일반인들의 바둑에 대한 인식이 흐려진 후에는 바둑의 장점으로 알려진 가치들마저 사라질 우려가 있다.

토토로 인해 바둑이 조금 더 인기를 얻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어차피 축구나 야구처럼은 어렵다. 얻는 이득에 비해 잘못되었을때의 피해가 너무 커보인다.

물론 나에게도 책임이 있겠지만 한국기원이 그동안 바둑의 우수성이나 고유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자리잡도록 하는데 절실한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의문이다. 

위기니까 '토토부터 하고보자'는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행하더라도 더 많은 토의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말을 한 것이다."

시행과정에 대한 불만 외에 토토자체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는 반대다. 사실 바둑을 스포츠로 전환할 때는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럴 수도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스포츠토토는 다르다. 

일단 바둑의 격이 떨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바둑자체의 본질적인 면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토토시합에는 바둑의 승패 뿐아니라 따낸 사석맞히기도 들어간다고 들었다. 기사들이 느끼기에는 룰자체가 바뀌는 것이다. 바둑의 본질이 토토에 의해 변형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또한 직접 토토경기를 두는 기사들의 스트레스도 극심할 것이다. 바둑은 변수가 많다. 기권패나 반칙패 때로는 순간적으로 착각하거나 실수로 바둑을 졌을때 쏟아지는 비난을 감수해야한다. 바둑두기에 굉장히 피곤한 환경이 될 것이다." 

이대로 진행될 경우는 어쩔 것인가? 혹시 주변에 같은 뜻을 가진 기사들과 집단행동으로 나갈 가능성도 있는지?

"일단 기사총회에서 통과되었기 때문에 시행자체에 반기를 드는 것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이런방식으로 내년부터 토토가 시행된다면 개인적으로 토토에 들어갈 바둑리그는 불참도 고려할 수 있다. 

나의 이익만 따진다면 토토경기에 참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내 주장의 핵심은 앞으로 토토경기를 감당해야하는 어린기사들에게 어떤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젊은기사들에게는 바둑리그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합장이기에 그들은 토토경기에 대해서 불참할 수 있는 선택권이 거의 없다. 

하지만 혹시라도 잘못될 경우는 10대와 20대 초반의 기사들이 나중에 토토시행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사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이들이 토토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관심도 없다는 것이다." 

동료기사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을텐데 이창호 9단이나 이세돌 9단과도 의견교환이 있었나?

"주변에 같은 뜻을 가진 기사들은 많다. 이세돌 9단은 만날 기회가 없었고 이창호 사범님과는 몇 차례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이번 기사총회에서도 반대쪽 소견발표를 이창호 사범님께 부탁드렸었다. 사범님은 20년 동안 한 번도 기사총회에 나온 적이 없고 다들 아시겠지만 이런 문제에 워낙 신중하시다. 

비록 기사총회에서 공개적인 의견표명은 안 하셨지만 토토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알고있다. 무엇보다 바둑두는 환경자체가 변화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시는 것 같다." 

○● 바둑, 스포츠토토 초읽기(박영철 기자, 한국일보) ☜
○● 바둑토토에 대해서(조한승 9단의 글, 오로광장) ☜
○● 지금까지의 토토추진 과정입니다.(조한승 9단의 글, 오로광장) ☜

한편 비교적으로 중도적 입장인 김승준 9단도 "토토시행에는 기본적으로 찬성하고 잘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현재 바둑리그를 뛰는 선수들에게 일방적인 위험부담만을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한국기원은 토토시행만을 결정했을 뿐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있다. 믿고 따르라는 말로는 바둑리그 출전선수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없다. 

시행한다면 빠른 시간 안에 이런 구체적인 시행방칙을 공지하고 기사들이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으면 한다. 

100분 토론처럼 바둑사이트나 바둑TV에서 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라면서 대부분의 기사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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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yberoro.com/news/news_view.oro?div_no=A1&num=515822&cmt_n=0

박주성  2011-10-26 

by orobadukad 2014. 5. 1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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