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생명배에 나온 최윤상의 머리는 짧았다. 스스로 "한국이 꼭 우승해야한다."라며 의지를 다진 삭발(?)이었다고 전한다.


한화생명배 우승자 최윤상의 이야기


한국바둑의 미래라 불리는 이동훈, 신진서, 신민준의 공통점은? 이들은 모두 한화생명배 세계어린이 국수전의 우승자다. 

8월7일 또 한 명의 기대주가 탄생했다. 7일 열린 제14회 한화생명배 세계어린이 국수전에서 최윤상 어린이가 우승했다. 최윤상은 3년 전 한화생명배에 최하위 그룹인 '샛별부'부터 나와 올해 드디어 최강그룹인 '국수부' 정상에 올랐다.

우승자 최윤상이 처음 바둑을 배운 곳은 연가초등학교 방과 후 학교의 바둑수업에서였다. 당시 바둑선생님은 최윤상의 기재를 알아보고 바로 이세돌 바둑학원으로 추천했다. 이세돌 바둑도장에서 입문반을 담당하고 있는 조국환 지도사범도 곧 최윤상의 특출함에 반했다고 한다.

조국환 사범은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에 우리 도장으로 왔다. 내가 입문과정으로 오는 아이들 약 1,000명을 지도해봤는데 윤상이는 그 어떤 아이보다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났다. 의욕도 남달랐다. 빨리 공부하고 싶어 도장에 올 때 차 안에서 대기하는 시간을 아까워할 정도였다. "라고 말했다. 

어머니 박은희 씨가 처음에 바둑을 배우라고 했을 때 최윤상은 "바둑이 뭐야? 장기랑 비슷한 거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취미로 하루 1시간 정도 투자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바둑을 배운지 5개월 만에 나간 어린이대회 꿈나무부에서 우승해 버렸다. 주위에선 16강만 가도 대성공이라고 생각한 정도의 기력이었다. 

그 후 2년 7개월만에 단일 어린이 대회로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한화생명배까지 우승했다. 생애 최고 영광의 순간에도 최윤상은 "기쁘다"라는 소감과 희미한 미소 외에 별다른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소속도장이어서인지 "이세돌 9단을 가장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이세돌 9단에게 직접지도를 받았을까? 조국환사범은 이에 대해 "아직 대국한 적은 없다. 아직 실력을 더 쌓아야 한다. 지금은 이세돌 9단에게 두 점으로 둬도 이기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군의 부모는 모두 바둑에 대해 잘 모른다. 우승상금 1,000만 원에 대한 견해는 엇갈렸다. 어머니는 박은희 씨는 "장학금으로 받은 만큼 앞으로 윤상이가 바둑 공부하는 데 모두 쓰고 싶다."라고 했고, 윤상군은 "핸드폰을 새 것으로 바꾸고 싶다."라고 한다. 

박은희 씨는"원래 활달한 아이였다. 어릴 때 태권도 도장을 보냈더니 거기서도 전국대회에 나가 입상해 관장에게 선수로 키우자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축구를 배울 때도 비슷했다. 어느 것을 해도 한 번 손에 잡으면 스스로 수준에 오를 때까지 중도포기가 없다. 학교 공부도 반에서 1~2등을 다툰다.특히 재미있다고 달려든 종목에는 싫증을 내는 법이 없다. 바둑도장에 다녀와서도 집에서 혼자 두세 시간은 바둑에만 몰두한다."라고 했다. 

프로기사가 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어머니 박은희 씨는 이렇게 답했다. "어느 날 윤상이에게 바둑이 힘들면 그만둬도 된다고 말했다. 그 후로는 단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안 한다. 지금은 영재입단대회도 있고, 많은 기회가 있으니 윤상이가 원한다면 프로기사가 되도록 지원할 생각이다. 며칠 전도 바둑을 그만두는 것에 관해 물었더니 "절대 그만두지 않겠다. 바둑이 내 길이다."라고 말했다." 

어머니와 지도사범에게 들은 이야기들로 최윤상의 '끼'와 '집념'에 이내 매료되었다. "바둑이 나의 길" 이라 외치는 소년의 패기도 멋졌다. 아직 실력은 더 키워야 하겠지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소년의 성장을 지켜보기로 했다. 최윤상은 2002년생, 이제 12살이다. 

더보기 : http://www.cyberoro.com/news/news_view.oro?div_no=14&num=519444


▲ 최윤상의 최종라운드 대국장면. 5전 전승으로 우승을 결정지었다.


by orobadukad 2014. 8. 8.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