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략)
일개 아마추어로서 정상급 기사의 바둑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으나, 대개 프로기사들은 조한승의 기풍을 '유연(柔軟)'이나 '균형(均衡)'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모양이다. 또 해설하는 모 기사의 말을 빌자면 연구생이나 입단 새내기 기사들이 조한승의 기보를 가장 많이 연구하며, 그의 기풍을 본받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그 유연함이 지나쳐 한 때 2%가 부족하다느니 하는 볼멘 평가도 많았으나, 바둑을 보는 그의 시선과 균형을 잡아가는 대국관을 볼 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하였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높은 '품격'의 바둑을 관전하는 즐거움이란.

天下莫柔弱於水 而攻堅强者莫之能勝以其無易之 弱之勝强柔之勝剛 天下莫不知莫能行
천하막유약어수 이공견강자막지능승이기무역지 약지승강유지승강 천하막부지막능행

천하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없는 바 굳세고 거칠게 공격하는데 능히 이기지 못하는 것은 물의 그 본성을 바꾸지 못하기 때문이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움이 굳셈을 이기는 것은 천하가 다 아나 이를 능히 행하는 자가 없다. - 노자 도덕경 78

대저 유능제강(柔能制剛 : 부드러움이 굳셈을 능히 제압한다)이란 말의 출처란다. 대개 바둑에서 양(陽)이란 드러나는 것이므로 부분적인 수읽기를 필요로 하는 사활문제 따위를 가리키고, 음(陰)이란 쉽게 드러나지 않고 감추는 것이어서 포석(布石) 등의 전략적 사고를 요하는 부분을 일컫는다 한다.

글쓴이 여현  
201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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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badukad 2014. 1. 1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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