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스위엔 9단과의 8강전 대국종료 직후 함께 복기를 나누는 이창호 9단


씨에허와의 4강전, 승리는 부동이었지만 '신산' 이창호가 마지막 끝내기에서 흔들리는 모습은 모두를 조마조마하게 했다.

이9단의 대국시간은 이미 7시간을 넘어가고 있었고, 동생 이영호 씨와 기자는 "혹시 또 몸에 이상이 생겨 끝내기에 영향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섞인 대화를 나누며 불안한 마음으로 대국을 지켜봐야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이창호 9단은 보란 듯이 완승을 거뒀고 국후 마지막 끝내기 부분에 대해서는 "손해는 좀 본 것 같은데 집으로 워낙 앞서 있어서 어떻게 둬도 대세에 지장은 없다고 생각했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쓰러진 이창호, 감동의 결승!

21일 열렸던 LG배 8강전 후 이창호가 졸도(?)했다는 기사가 일부 중국사이트에 나와 인터넷을 달궜다. 물론 중국식 과장이 섞인 보도였다. 

사실은 이렇다. 이창호 9단은 천스위엔 9단과 간단한 복기를 마치고 자리에 일어서서 대국장을 나오는 중 어지러움을 느껴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잠시 바닥에 주저앉았다. 놀란 계시원과 천스위엔의 부축을 받아 마침 비어 있었던 옆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잠시 안정을 취했고 바로 화장실을 들른 후 호텔로 돌아갔다.

이9단이 대국 후에 쓰러진 건 이번뿐만이 아니다. 몇 년 전에 중국에서 또 최근에는 KBS 바둑왕전에서 대국을 마치고 스튜디오에서 쓰러져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한 적이 있었다. 이런 현상은 어린시절부터 오랜 시간동안 대국을 하며 직업병처럼 가지고 있던 상기증이 나이가 들면서 심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by orobadukad 2014. 3. 3. 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