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각장애인 송중택 아마6단(왼쪽)과 입단의 꿈을 이룬 그의 아들 송상훈 프로 초단.


시각장애인 아마강자 송중택 씨의 프로가 된 그의 아들 송상훈 군 이야기

해마다 입단자는 나오지만 송상훈의 입단은 평범하지 않다.

송상훈의 아버지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시각장애인 바둑강자 송중택 씨(54)다. 

송중택 씨는 앞이 안 보이는 어둠 속에서 자신의 아들이 프로기사가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런데 드디어 2014년 1월 17일 아들이 입단에 성공한 것이었다.

바둑을 무척 좋아하는 청년이었던 송중택 씨는 전남 고흥 출생으로 17세 때 마을 사람들 어깨너머로 바둑을 배우고 이로부터 3년 뒤 강자 반열에 접어들었다. 조치훈 열풍이 한국을 강타하던 때였고, 그는 프로기사가 되려는 꿈도 나름 키우고 있었다. 하지만 22살에 녹내장으로 양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약시도 아닌, 불빛조차 감지가 어려운 전맹이 됐다. 자연스럽게 바둑은 놓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시력을 잃은 그가 바둑을 다시 접하게 된 것은 부인 덕택이었다. 1988년 29살 때 강북구 수유동의 한빛맹학교에 다니던 지금의 아내 정문순 씨(49)를 만났다. 정문순 씨는 시각장애인용 바둑판을 사서 32살 생일 선물로 송중택 씨에게 주었다. 바둑과는 영영 끝이라고 생각한 송중택 씨에게 이 때가 인생의 전기였다. 


▲ 점자바둑판. 송중택 씨가 생일선물로 받은 점자바둑판은 일본에서 제작된 것이었다.


점자바둑판은 바둑판의 가로줄과 세로줄이 기찻길처럼 튀어나와 있다. 그것을 만져 좌표를 파악한다. 바둑돌은 아래쪽엔 열십자 홈이 파여 있어서 착수하면 바둑판과 맞물려 고정된다. 검은바둑돌은 위쪽 가운데 볼록하게 튀어나온 데가 있어서 백돌과 구별한다. 시각장애인이 바둑을 두려면 이미 놓인 바둑돌의 위치를 모두 기억해야 한다. 패싸움도 끝내기도 기억에 기대어 한다. 기억이 가물해졌다 싶으면 손바둑으로 반상 전체를 쓰다듬어 본다. 

김수광
  201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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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badukad 2014. 1. 22. 1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