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표가 되었으니 한국의 우승 전망이 밝다.”

쾌활한 기사 최철한답다. 농담이지만 이는 사실이 뒷받침 된 얘기다. 최철한은 그동안 일곱번 한국가대표로 출전해 딱 한번을 빼고 모두 한국의 승리를 맛봤으니. 

21일 한국기원 4층에서 열린 제17회 농심신라면배 국내선발전 선발결승에서 최철한은 218수 만에 안국현에게 백불계승을 거뒀다. 국후 최철한은 “바둑이 잘 풀렸는데 중간에 패를 성급하게 한 탓에 어지러워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철한은 이달 초 운동을 하다 발목 부상을 입은 뒤 목발을 짚고 다닌다. 금호동의 자택에서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까지 손수 승용차를 몰아서 오고 한국기원 건물 4층 대국실까지 계단을 목발걸음으로 다녔다. 

선발전 첫 대국에서 김형환을 꺾은 뒤 박상진, 김주호, 최정, 신진서, 안국현을 차례로 이겼다. 최철한은 가장 힘든 판으로 최정과의 대국을 꼽았다. 



“최정 사범과의 대국은 처음엔 내가 형세가 많이 좋았는데 착각을 한 번 한 뒤로 시쳇말로 데굴데굴 굴렀다. 나중에 형세판단을 해보니 생각보다 미세했고 계속 판을 흔들어 이길 수 있었다. 요즘 착각이 많다. 어제 신진서 사범과의 대국도 반면 10집으로 여유 있게 우세한데 착각으로 석집을 손해를 봤다. 이렇게 실수를 하는데도 본선에 진출한 걸 보면 농심신라면배와 인연이 있긴 있나 보다.” 

- 목발을 짚고 다니는 게 많이 불편할 것 같다. 
“국가대표 연구회에도 다른 연구회에도 나가기가 버겁다. 집에서 혼자 바둑공부를 한다. 오래만에 인터넷바둑도 많이 두고 있다. 발목을 다치니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물 마시는 것도 화장실을 가는 것도 자유롭지 않다. 씻는 것도 집사람이 도와준다.” 

- 저번 중국리그 출전도 힘들었겠다. 
“일단 공항까지 가면 그 다음부턴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잘 돼 있었다. 수속도 따로 하고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면서 전용 코스로 다녔다. 대부분의 시간을 편안하게 앉아 있으면 되었다. 황제서비스를 받았다. 중국리그는 잠시 휴식기라서 잘 쉬고 있다.” 

- 깁스는 언제 푸나? 
“30일에 병원엘 가긴 하는데 깁스를 언제 풀게 될지 기약이 없다. 아프거나 하진 않다. 간지럽지도 않고 ^^. 깁스를 푼다해도 바로 운동을 하는 건 무리일 것이다. 

- 개인적으로 중국기사 중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누구인가? 
“커제 선수다. 요즘 가장 핫(hot)한. 공수전환이 빠른 장점을 지녔다. 저우루이양 선수는 조한승 사범의 느낌을 주는 조용한 바둑이고, 퉈자시 선수는 격렬하다.”

- 우리나라의 1990년 이후 출생 기사들의 성적이 80년대생에 비해 썩 눈에 띄지 않는다(박정환 제외). 
“분발해야 한다. 제대한 지 오래 되지 않은 80년대생 기사들은 아직 적응이 잘 안 돼 있을 텐데도 불구하고 90년 이후 출생 기사들이 그들을 잘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이번 본선 목표는? 
“상금도 5억이 됐고 동기 부여가 더 되고 있다. 나이도 고참이니 아무래도 뒤쪽으로 나가게 될 것 같긴 하지만 주장은 되지 않을 것 같다. 우리의 박정환 사범이 있잖은가. 또 마지막 한 판만을 남기는 상황이 오기라도 한다면 5억짜리 대국을 두는 것이니 살떨릴 것이다. 아휴~ 나는 주장 노릇하라고 하면 정말 못할 것 같다 ^^. 나는 허리층으로 나가 2명 정도 꺾고 싶다. 그리고 한국이 위기를 맞는다면, 위기를 벗어나게 하는 역할을 맡게 되면 좋겠다.”

- 우승 전망은? 
“박정환 사범이 있고, 와일드카드도 있다. 이번에 선발전을 통과한 기사들만 제몫해주면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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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badukad 2015. 7. 22. 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