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사이버오로 사무실에서 이도윤

'돌부처 이창호'를 움직인 여기자 이도윤

"10월 28일이라고?"

목석같은 느낌을 주는 이창호 9단, 바둑은 1인자이이나 30대 중반이 넘어가도록 연애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그러한 이창호 9단이 2년간의 뜸을 들인 끝에 한 여인과 평생을 하기로 결심했다. 돌부처를 움직인 여성은 매우 뜻밖에도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이도윤 기자였다.

사이버오로(월간바둑 발행) 컨텐츠팀에서 2008년부터 기자생활을 시작한 이도윤 기자는 기본적으로 밝고 명랑한 사람이다. 신입직원 특유의 헐렁함과 어리숙함으로 주위를 즐겁게 하던 이도윤은 취재대상이었던 이창호 9단까지 매우 즐겁게 했던 모양이다. 아마도 잘 웃지 않던 이창호 9단이 이도윤 기자와 만날때면 자연스럽게 웃었을 것만 같다. 실제로 이도윤과 이창호가 같이 만나 이야기를 하는데 이창호 9단이 어찌나 크게 입을 벌리고 웃는 지 놀랐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이창호 9단의 소심한 미소는 매우 유명하다.) - 이도윤 기자가 이 9단과 가까워진 것은 한마디로 '인연'이다. 

(중략)


- 정말 축하합니다. 결혼 발표까지 했는데. 결혼 발표까지 가장 힘들었던 점이라면? 주위에서 말도 많아 힘들어 했지 않았나요?
" 미리 알려주지 못해 미안해요. 저 스스로의 부담이 강했죠. 상대가 상대인 만큼 제가 너무 작아보이기도 하구요. 주위의 시선이나 소문은 제가 견뎌야 하는 거구요."

◀ 2009년 여름, 삼성화재배 개막식을 취재하던 이도윤 

- 처음에는 이창호 9단을 '사범님'(프로기사에 대한 호칭)이라고 불렀잖아요? 언제부터 '오빠'라고 부르기 시작했나요?
"만난지 6개월 정도 지나서일꺼에요. 2009년 초반인거 같아요. 2008년 말 태백산 천제대국을 취재하면서 더 친해지기 시작했어요 "

- 이창호 9단의 어떤 점이 이도윤씨를 움직였나요? 이제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는 건데.
"처음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거요. 항상 소탈하게 대해줬는데 이게 너무 좋았어요. 끌렸다고 해야 하나요."

- 이창호 9단은 이도윤씨의 어떤 점에 끌렸을까요?
"글쎄말에요. 저도 그게 궁금한데요. 오빠한테 물어봐도 안 가르쳐 줄 거 같애요."

최병준  2010-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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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badukad 2014. 2. 14. 16:03


(중략)

▲서봉수 9단(좌).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중앙), 진재호 기자


○●... 승부의 세계, 싫다 싫어
LG배 결승1국이 끝난 후, 자신의 대국을 기다리던 서봉수 9단이 무료했던지 인터넷에서 김지석과 박정환의 기보를 찾아 놓아보기를 하고 있다. LG배 결승1국과 같은 날 열린, 춘란배 한국대표선발전이었는데 박정환 7단이 김지석 6단을 이겼다. 
-'김지석은 왜 자꾸 박정환에게 지는 걸까요? 서명인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약하면 지는 거지
약하니까 지는거다. 승부의 세계에서 자꾸 지면 도태되는거다. 시간이 지나면 패자는 사라진다. 남을 잘 괴롭혀야만 내가 잘되는 승부의 세계, 아! 싫다, 싫어. 흐하하! 김지석 같은 강자는 자기 스타일로 상대를 박살내는데, 이게 더 강한 사람을 만나면 자기 스타일이 잘 안통하고 자기가 말려서 지게 된다. 이 경우는 둘 다 나이가 어리니까, 장기전이다. 더 지켜봐야 한다. 

▲내 계가가 좀 이상했나? 검토실에서


서봉수의 이창호론
이창호는 그동안 변신을 추구했다. 그래서 좀 변했다. 더 변해야 할 것 같다. 원래 이창호의 바둑은 부처님 손바닥 위에 손오공을 올려 놓듯이, 상대의 현란한 움직임을 자기의 큰 통안에 가둬 놓고 움직이는 큰 바둑이었다. 기본적으로 많은 생각이 필요하다. 현재는 속기가 일종의 대세가 되었으니까, 그 방식이 잘 안통한다. 이창호 9단이 보통의 우수한 기사였다면 벌써 승부에서 도태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창호는 바둑에 있어서 '대천재'다. 준우승을 많이 해서 그렇지 그래도 왠만한 결승에는 다 올라 갔잖나. 변신을 했지만 조금 더 변화하면 굉장히 오래 갈 거다. 다만 그리하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는 지는 모르겠다. 

이세돌'과'가 대세
속기 바둑이 많으니까 '힘'이 많이 필요하다. 이판사판으로 달려들어 붙는 전투에 능할 수록 좋다. 두터운 기풍을 주로 하던 기사들도 조금씩 이세돌'과'로 변하는 거 같다. 지금의 바둑은 이세돌'과'가 대세다. 

최병준  201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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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badukad 2014. 2. 8. 14:41


▲ 오성수 만평 중 하나, 이창호가 명인전,랭킹1위라는 두마리 토끼를 얻었다, 세번째 토끼는?



'호기심'이란 무엇일까?
단지 '이창호'에 대한 알 수 없는 '호기심'으로 바둑만화와 바둑만평을 그리게 된 만화가가 한 명 있다. 무려 4년이상 아무런 보수없이 이창호 9단과 바둑을 그려왔으니까, 호기심이란게 어쩌면 사람을 움직이는 '정열'이나 '재미'같은 것과 본질적으로 통하나보다.

그 만화가의 별칭은 구자식(gajasik)'이며, '오성수'란 이름이 그 주인공의 실명이다. 바둑계와 이창호 팬클럽 '두터미'에선 오성수라는 실명보다 '구자식'이라는 예명으로 훨씬 널리 알려져 있다. 4년이상 '맹(!)'활약하다보니 바둑계 사람들도 그를 많이 알게 됐다. 직접 만나 알게 된 게 아니고, 그의 1컷 만화를 보면서 조금씩 입소문이 돌게 된 것이다.

(중략)

상상력을 중심에 놓은, 관전 9단

- 바둑계의 많은 분들이 구자식 '오성수'화백을 알고 있다. 무척이나오래 이창호 9단을 대상으로 한 만화들을 그렸다. 원고료가 있는 것도 아니었을텐데, 거의 4년이상(햇수로는 5년이상) 꾸준히 그려왔다.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감사하다. 내가 좋아서 그린 것이다. 그래서 꾸준히 그릴 수 있었다. 초반에는 이창호화 비슷하지 않다고 팬클럽 회원들로부터 많은 원성(?)을 들었다. 초기엔 주로 사진을 보고 그렸다. 팬클럽 미팅시 자주 만나보고 관찰할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창호 9단에 대한 나름의 이미지를 얻게 됐다. 지금은 아이디어만 떠오르면 금방 그릴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비슷하거나 비슷하지 않다거나 하는 댓글에는 그리 신경쓰지 않게됐다. 다른 프로기사들은 좀 더 쉽게 그릴 수 있었는데, 이창호는 (특징을 잡아) 그리기가 무척 어려웠다. 

자리에 동석한 손종수 이사(월간바둑 편집장)의 동감이 이어진다. "그럴거다. 이창호 9단은 특징이 많지는 않은 얼굴이다. 입꼬리가 살짝 처진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인데 오래 보고 이미지를 익히지 않으면, 팬들이 보아온 이창호 처럼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그리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다른 유명 프로기사들 그리기는 상대적으로 더 쉬었을 것이다"
오성수 화백은 2006년 팬클럽과의 인터뷰에서 "사범님의 특징을 제일 먼저 살피는데 눈썹이 강렬하시고, 눈은 약간 풀린 듯 하시고^^;, 코는 약간 크시고, 입은 항상 굳게 다무시고.. 제일 어려웠던 부분은 얼굴 윤곽이었는데, 광대뼈 부분이 포인트인 것 같다.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 초기에는 솔직히 (자기의 그림이) 못마땅했는데 그리면서 조금씩 나아진 것 같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 만화는 언제부터, 만화가로서 이름을 알리는 것 자체가 프로기사가 성공하는 것 만큼이나 힘들 것도 같다. 경쟁이 무척 치열한 분야 아닌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때부터 계속 그렸다. 부모님이 그림 그리는 걸 반대하진 않으셨기 때문에 만화를 계속하는 것은 가능했다. 그러나 이게 수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직업으로 선택할 땐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다. 취미로 할때와 직업으로 할때는 다른거니까.

최병준  201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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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badukad 2014. 2. 2. 13:01


춘란배 결승2국 하루 전날인 15일 오후, 체단주보(體壇週報)의 시에루이 기자가 방으로 찾아왔다. 한국기원 기전사업팀 전재현 과장과 기자는 호수 쪽으로 면한 테라스 문을 열어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가 침대에 걸터앉으며 물었다(물론, 그와 나의 대화는 전재현 과장의 동시통역에 의한 것이다). 

시에루이 “내일 대국(결승2국)을 어떻게 보냐?”

기자 “무서워서 말 못하겠는데? 당신들은 기사를 사실과 다르게, 쓰고 싶은 대로 쓰잖아. 나중에 무슨 욕을 먹으라고?”

우리에게 쓴웃음을 짓게 한 ‘이창호, 지하실 거주 사건’에 대한 ‘뼈 있는’ 농담이다. 이창호 9단의 열렬한 추종자(?) 시에루이 기자와는 오래 전에 소개를 받아 얼굴이 익숙한 데다 여러 차례 취재현장에서 마주쳐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 이 정도 조크는 자연스럽게 오간다. 전 과장에게 이 말을 전해들은 시에루이 기자는 유쾌하게 웃었다. 다소 과장된 제스처로 말하는 기자의 표정에서, 조크가 무겁지 않다는 걸 간파했기 때문이다. 

(↗ 사진 : 결승1국이 끝난 다음날, CCTV와 씨에루이 기자가 이창호 9단과 짤막히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서 있는 사람이 중국 체단주보의 씨에루이(謝銳) 기자.)

기자 “나는 이창호 9단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승1국도, 한때 저우허양 9단이 좋았던 적은 있지만 종반까지 이 9단이 승리할 기회가 더 많았다. 내용으로 봐서 이 9단의 대국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결승1국을 진 건 아쉽지만 그 정도로 흔들릴 이 9단이 아니다. 현재상태를 유지한다면 무난히 이길 것으로 생각한다.”

시에루이 “이창호 9단의 우승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2005-03-17 손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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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yberoro.com/column/column_view.oro?group=2&div=34&column_no=1711&pageNo=4&m_div=A2

by orobadukad 2014. 1. 20. 11:04


▲ 전설의 대선배 이창호에게 한수 가르침 받은 신민준. 지난 대회에 이어 연속으로 정상 쪽 기사를 이기고 있다.



2014년, 영재와 정상 첫 대결은 영재의 승리였다. 

미래포석열전 준우승자로서 영재 쪽으로 나온 신민준 초단이 17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합천군 초청 영재-정상대결에서 184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초반은 장고가 꼬리를 물었다. 이창호 9단이 더 많이 생각했다. 이창호 9단은, 바둑수업을 받던 어릴 적에 어떤 약한 상대와 붙여놔도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뒀다고 이창호 9단의 소싯적 스승 故ㆍ전영선은 말하곤 했다. 

이창호의 기질이 어떤 상황 어떤 상대와 두더라도 그것을 의식하지 않고 바둑에 대해 성실한 자세를 나타내던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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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광  2014-01-17

by orobadukad 2014. 1. 17. 17:44


▲ 조철호 와이즈자산관리연구소 소장.


'돈을 디자인 하라' 저자 조철호 인터뷰


바둑을 두는데 단수 정도는 알아야겠죠? 그런데 돈에 관한 '단수'나 '두집'도 모르고 그냥 경제생활을 하는 분이 많아요. - 조철호 와이즈자산관리 연구소장

"사실 바둑의 정석이나 포석을 잘은 몰라도 바둑을 둘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회에는, 특히 투자세계에는 많은 고수들이 있어요. 상대는 프로급들, 못해도 세미프로들 수준인데 '돈' 자체에 대한 현실적인 이해가 너무 떨어져선 곤란합니다. 한 판을 둘 정도는 돼야죠. "

'13일의 금요일' 화창하지만 몹시 쌀쌀한 날씨, 포스코 사거리에 위치한 와이즈자산관리연구소에서 조철호 연구소장을 만났다. 조철호 소장은 13년간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를 다녔고 PB와 리스크관리 여신 등 각종 금융업무를 경험했다. 소비자와 직접 부딪치며 금융으로 잔뼈가 굵은 금융전문가다. 

사이버오로 기자들의 방문을 받자마자 '돈'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다. 사이버오로 회원이기도 한 조소장은 따로 주문한 바도 없는데 바둑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 조소장은 여러 사람들이 예상외로 돈에 대한 '계획'이나 '생각'이 전혀 없을 때를 부닥치곤 놀랄 때가 많았다고 한다. 

"전에 은행 다닐 때 어떤 분이 그냥 찾아와서 다짜고짜 한달에 100만원씩 적금을 들겠다고, 좋은 거 하나 추천해달라고 하는 거에요. 그런데 왜 100만원을 매달 넣겠다는 건지, 갑자기 목돈이 필요하면 어떻게 할지, 본인이 전혀 몰라요. 그 돈을 단순하게라도 왜 모으겠다는 건지 본인도 별 생각을 안 해 본 거죠"

성실하고 젊디 젊은 조철호 은행원의 운명(?!)을 결정한 상담이었다. 보통 은행원들은 이럴 때 금리가 좋은 장기 적립식을 소개해주고 재빠르게 통장을 만들고 매월 자동이체를 끝낸 다음 친절하게 인사한 후 다음 손님을 받는다. 

조소장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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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준 박주성 2013-12-16 

by orobadukad 2014. 1. 16. 21:24




한국기원 근처에 새로 집을 장만한 장주주 9단과 루이나이웨이 9단이 바둑관계자들을 저녁식사에 초청했다.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는 루이 9단과 서툰 한국말로 술과 음식을 계속 권하는 장주주 9단의 모습은 한국기원에서 마주칠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기분 좋은 자리에서 아부성 멘트를 날리는 기자에게 "뻥치시네~" 라며 한국에서 배운 농담을 던지는 루이 9단 때문에 참석한 사람들은 연신 폭소를 터뜨렸다. 식사가 끝나고 술잔이 오가자 장주주, 루이 부부와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원래 인터뷰를 생각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했으나 장주주,루이 부부의 최근 동정과 다양한 이야기를 바둑팬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대화의 일부분을 기사화 한다.


평소에 어떻게 지내나? 바둑을 제외한 일상이 궁금하다.


루이: 취미생활이 많은 편이다. 책도 많이 보려고 하고 여행 다니면서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한다. 가끔 붓글씨도 쓴다. 50세가 넘으면 그림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 어릴 때 화가가 꿈이었다. 바둑이 너무 좋아서 그림은 배우다가 말았다.


장주주: 인터넷으로 카드게임(본인은 겜블이라고 말함)을 즐겨한다. 요즘은 책 쓰는 일에 몰두하느라 시간이 많지 않아 자주 못하는 편이다.


음식이 아주 맛있다. 평소에 요리에도 일가견이 있는 것 같은데?


루이: 맛있게 드셔서 다행이다. 요리사이트를 보고 따라하는 수준이다. 음식을 주문하면 더 맛있겠지만 손님을 초대했으니 부족하더라도 직접 만들어서 대접하고 싶었다.한국 요리도 많이 배워서 순두부, 김치, 된장찌개도 가끔 해 먹는다. 이사하면서 갖고 싶었던 전자오븐도 장만했다.


장주주: 나는 뒷정리나 도와주는 정도이다. 이런 부분에서 0점짜리 남편인데 아내가 이해해 주어서 고마울 뿐이다.



어떤 여행이 기억에 남는가?


장주주, 루이: 다 아름다운 추억이다. 미국 , 캐나다, 스위스, 체코, 그리스 모두 아름답다. 한국은 부안이 기억나고 경주도 가봤는데 대국 때문에 관광을 별로 못해 아쉽다. 왕십리(한국기원이 있는 동네)가 최고다 (웃음).



이인철  2007-02-15


by orobadukad 2014. 1. 16. 14:19




인터뷰 中 

- 사람에겐 누구나 재능의 차이가 있다. 아무나 이창호가 될 수 없고, 누구나 피터린치, 워렌버펫처럼 돈을 벌 수는 없다. 또 이 부사장의 저서인 ‘이채원의 가치투자’를 읽은 한국 투자자들이 누구나 이채원처럼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재능과 노력의 결과에 실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면?

"글쎄 노력해서 안 될 일이 있을까? 특히 투자에 있어서는 노력이 부족해서 일 수 있다. (이 부사장의 경우) 투자와 관련해 확인해야 할 메일이 하루 최소 300통 넘게 온다. 조금만 확인하지 않으면 쉽게 만 통이 넘게 쌓인다. 기업탐방은 계속해 나가야 하고, 하루 10시간 이상씩의 리서치가 필요하다. 

이렇게 해도 ‘시장평균’을 이기기 어렵다. 그렇지만 가치투자의 경우 투입한 연구시간에 수익은 정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투입한 시간이 적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개인의 경우 직접투자를 한다면 하루 2~3시간씩은 할애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 (분위기상 어떤 위로의 말이나 약간의 비결을 기대했으나, 그의 대답은 투자 원론과 원칙에서 거의 비켜가는 일이 없었다. 유연하지만 교과서적이다.) " 

- 약간 원초적이고 단순한 질문이다. '어떻게 하면 돈을 잘 버나" 무엇을 사야 하나 라는 것이다. "무슨 종목을 사야 되는가?" 와 함께 가장 많이 들을 질문 같다, 프로기사들은 ‘어떻게 하면 바둑 잘 두나’라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 이채원 부사장의 경우 친구들이나 주변에서 물으면 무엇이라고 대답하나?

"은행에 예금하라고 한다. 내가 개별 종목을 말한다면 그것은 불법이다. 게다가 종목을 말해준다 해도 (그걸 듣고 매수한 사람은) 관리가 안 될 것이다. 우리 펀드의 경우 10개를 고르면 2~3개는 크게 성공하고, 2~3개는 실패하며 5개정도는 그저 그렇다. 내재가치에 변동이 있는 경우 매도하고 원하는 가격에 매수할 수 있으면 매수하는 데, 원하는 가격, 즉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모두 판다. 우리는 욕심 없는 펀드다. 고집은 세지만 욕심은 없다. 2~3년에게 걸쳐 리서치를 하고 10년에 걸쳐 결과를 본다."

최병준  200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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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밸류자산운용 이채원 부사장 : ( CIO Chief Investment Officer)

'파브르의 곤충기'를 재밌게 읽어 본 어느 소년은, 너무나 감명받은 나머지 그 자신 커다란 돋보기를 들고 개미를 직접 관찰하러 나선다. 그러나 5분도 지나지 않아 개미들의 따분한 움직임은 지켜보기 지루하고 힘들다는 것을 느꼈을 뿐 '파브르의 깨달음과 감동' 그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관찰을 시작한 지 10분, 소년은 돋보기의 촛점을 모아 개미를 태워 죽일 수 있음을 깨닫고 이것에 열중하기 시작한다. 심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로 평범한 사람들의 '재능과 깨달음'이란 바로 이 소년의 행동과 같다.

이창호 九단은 20년 가까이 바둑계 정상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九단의 성격과 생각, 그의 수순은 그 20년동안 낱낱이 해부되어 때론 책으로, 때론 일간신문으로 때론 방송으로 모두에게 보이고 읽혀졌지만, 그를 따라할 수 있거나, 넘어 설 수 있는 사람은 겨우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다.

여기 투자세계의 '이창호'라 불릴만한 사람이 하나 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의 이채원 부사장(64년생)이다. 투자업계의 '이창호'라고 하는 말에 거부감이 든다?, 그렇다면 그의 이력과 그의 운용자금규모가 나름 충분한 설명이 될 것이다.

그는 펀드의 장기 생존이 드문 한국에서, 펀드매니저로서는 드물게 10년 이상의 가치투자전략을 구사해 '시장평균'을 뛰어넘었다, 2006년'이채원' 개인의 신뢰와 명성이 밑에 깔린 '10년펀드'에는 1조원이 넘는 돈이 몰렸고, 3년이 지난 현재에도 1조5천억원 가까운 자금을 운용중이다. 1조는 정말 큰 돈이다. 뒤에서도 이야기 하겠지만, 1조에서 2%의 수수료만 거둬도, 산술적으로 매년 '200억의 이익'을 낼 수 있다.

비범한 자들의 일상은 우리의 일상과 같거나 때론 못나 보이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상식’과는 어딘가 다른, 그들의 '재능과 생각'은 설령 우리가 깨닫지 못하더라도 언제나 들어 볼 가치가 있다. 개미를 돋보기로 괴롭힐 정도의 호기심과 모험심이 있었는가? 그러면 보통사람으로서 일단 듣고 이해할 준비는 이미 충분하다. 

5월 26일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17층 한국밸류자산운용에서 이채원 부사장을 인터뷰했다. 1조원이 넘는 거금을 다루는 이 사나이는 모든 운동은 물론이고, 심지어 설거지와 젓가락질 까지 서툴다. 그러나 이 부사장이 ‘유일’하게 할 줄 하는 취미가 곧 '바둑'이란 사실이 이 인터뷰가 이루어 진 계기다. 

by orobadukad 2014. 1. 15. 14:47


이창호, 슬럼프도 권태기도 아니다!

상하이로 출발하던 날(22일). 인천공항에서 만난 이창호의 표정은 늘 그렇듯 무덤덤했다. 물론, 웃으며 인사를 나누긴 했다. 익숙한 사람들과 마주칠 때 두 눈매와 입술이 아주 조금 부드럽게 휘는, 그것이 이창호의 뇌리에 입력된 '미소- 친근감의 표시'. 당대 최고의 승부사라도 타고난 성품이 과묵한 건 어쩔 수 없다. 나이 30을 넘기고도 그는 여전히 승부 이외의 일에 수줍음이 많다.

금강산대국(제48기 국수전 도전3국) 이후 하루를 쉬긴 했지만 컨디션이 썩 좋아 보이진 않았다. 쉽게 잊을 수 있는 아픔이 아니다. 도전무대에 올라 3연패로 밀려난 기록은 정상등극 이래 다섯 번째. 과거에도 없지 않았던 일이긴 하지만 그 세 번이 스승 조훈현과 공동연출했던 전대미문의 사제대쟁기(師弟大爭棋) 중 스승이 우위를 점하던(이창호가 1인자가 아니었던) 시기의 기록이었고 유창혁과 격돌했던 또 한번은 존폐 논란으로 승부욕이 사라진 패왕전(이창호를 3-0으로 뿌리친 유창혁은 결국, 비운의 마지막 패왕이 됐다)의 기록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국수전의 3연패와는 크게 다르다.

성급한 관측자들은 '이창호의 시대가 가고 최철한의 시대가 왔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신중한 정통 바둑저널리즘은 여전히 '이창호의 시대'에 무게를 둔다. 외형으로 드러난 기록으로만 보면 '이창호의 시대가 가고 최철한의 시대가 왔다'는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만은 아니다. 최근, 국수전 3연패를 포함한 대 최철한전 8연패(속기전 제외. KBS바둑왕전, 한국바둑리그에선 이창호가 2승)가 그렇고 '기사생애 최악의 신년 스타트'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1승 5패의 참담한 성적도 그런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05-05-24 손종수 

더보기 : http://www.cyberoro.com/column/column_view.oro?group=2&div=34&column_no=1709&pageNo=4&m_div=A2 

by orobadukad 2014. 1. 14. 10:00


이창호가 달라지고 있다?

이창호시대에 가장 괴로운 사람들을 꼽으라면 역시 신문, 방송 기자들일 것이다. 대국이 끝나고 무엇을 물어봐도 속시원히 대답하는 법이 없었고 목소리는 언제나 입 안에서만 맴돌았다. 전광석화 같은 행마로 천하를 평정해, 팬들을 매료시켰던 스승은 말 한마디 한마디조차 바람처럼 경쾌한 사람이었으나 그는 승부에서도, 그 뒤의 소감에서도 돌부처와 같았다. 기자들의 푸념은 늘 한결 같았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한 거야?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이거야, 원···”

그러나 사람들은 흙 속에 묻혔던 보석을 찾아내듯, 타고난 조심스러움과 환경에서 비롯된 어눌함 속에 감춰진 그의 미덕(美德)을 찾아냈다. 흙을 털어내고 요란하지 않은 색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보석의 진가를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다. 저널리스트들은, 서두르지 않는 이창호의 바둑에서 무서운 속도로 앞으로만 질주하는 현대사회 구조적 병폐의 반작용으로 일어난 ‘느림의 철학’을 발견했다. 입단 이후 20년 가까이 일관되게 지속돼온 이창호의 어눌한 언행은 ‘대지(大智)를 품은 대우(大愚)였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저널리스트들은 일제히 ‘이창호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맞다. 이창호는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일단, 표정이 밝아졌다. 여전히 부족한 듯하지만 예전보다는 웃는 얼굴을 많이 보여준다. 인터뷰의 목소리도 조금 커지고(아직 많이 작지만) 대화중에 전에는 좀처럼 듣기 힘들었던 조크가 간간이 섞이고 있다. 대화의 자신감이랄까,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창호는 달라진 것일까? 달라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엄밀히 말하면 이창호가 달라지고 있다기보다 환경이 바뀌고 있으며 이창호는 그 흐름에 맞춰 왔을 뿐이라고 해야 옳다. 다시 말하면 이창호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과거에도, 현재도 환경의 흐름에 자연스러운 속도로 적응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전과 다르게 이창호 자신이 변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어려운가? 다음과 같은 실례를 들면 아하, 하고 무릎을 치는 데 별 어려움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변화의 가장 큰 동인(動因)은, 정상의 세대교체다. 오랜 기간 그는 정상그룹에서 가장 어린 기사였다. 그리고 그 이유로, 최고의 실력자이면서도 그 권위에 어울리는 언행을 보여준 적이 거의 없었다. 타이틀전의 상대는 거의가 스승 조훈현이거나 대선배였고 승부는 대부분 그의 승리로 끝났다. 그렇지 않아도 조심스러운 성품을 지닌 그가, 패배의 멍에를 쓴 스승이나 대선배들에게 편하게 말을 건넬 수 있을까. 또 그 면전에서 쉽게 기쁨을 드러낼 수 있을까. 당연히 아니다. 


2004-04-06 손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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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badukad 2014. 1. 1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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